YONGSAN
김대수 Solo Exhibition
《선택의 기억》
2025. 3. 25 - 4. 19.
상업화랑은 김대수 작가의 상업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선택의 기억》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 연작 중 하나인 <Sky Wind Stars and Me>를 중심으로, 하늘을 촬영한 사진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선택의 순간들을 조망한다. 특히, 단순한 이미지의 결과물이 아닌, 촬영 장소의 탐색과 결정, 셔터를 눌러 이미지를 포착하는 순간, 그리고 테스트 프린트와 최종 프린트 과정에 이르는 일련의 선택적 조형 행위를 아카이브 형식으로 구성하여 작가의 창작 과정과 시각적 사고의 궤적을 드러내고자 한다.
김대수 작가의 <Sky Wind Stars and Me>는 빛의 본질과 그 시각적 재현 가능성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빛은 세계의 질서를 형성하고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으로, 서구에서는 ‘빛이 있으라’는 선언으로, 불교에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개념으로 각각 사유되어 왔다. 작가는 이러한 상징적 의미를 품은 빛의 개념을 시각화하기 위해 하늘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백색광(白色光)은 모든 가시광선을 포함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하늘은 이 빛이 가장 생생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변화하는 색의 장이자 비어 있음과 충만함이 공존하는 이 장소는, 백색(白色)을 숭상한 백의민족의 미의식과도 연결된다. 작가는 하늘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빛과 색,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조형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작가의 <Sky Wind Stars and Me>는 그가 처음으로 컬러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사진 작업이다.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특정한 빛과 색의 조건을 사진적 매체로 포착하고자 했다. 그는 이 작업을 위해 매주 일정한 요일을 비워두고 하늘을 관찰하며 촬영에 집중하는 루틴을 설정하고 있다. 일상의 리듬 안에 촬영을 배치함으로써, 그는 시간성과 반복성을 작업 속에 내면화하며, 특정한 시간대의 빛과 대기의 조건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간다. 이는 단순히 자연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기억된 순간을 색과 프레임으로 다시 구성하는 작업이다. 그는 빛의 온도, 대기의 농도, 색의 미묘한 밀도 등을 인화의 과정에서 조율하며, 시각적 경험의 총체를 사진이라는 물질적 이미지로 전환해낸다.
이번 전시는 “하나가 모두가 되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개념은 작가가 작업 과정에서 겪는 선택과 반복의 구조 속에서 구체화된다. 특히 테스트 프린트에서 최종 프린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작가가 수많은 이미지 중 단 하나의 이미지를 선택하고, 그것을 정제해 나가는 반복의 시간이자, 개별 이미지들이 서로를 참조하며 하나의 응축된 결과로 수렴되는 과정이다. 이 맥락에서 드러나는 이 개념은, 각각의 이미지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전체를 이루는 유기적 관계 속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방식은 개별성과 총체성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조형적 원리를 반영하며, 관객은 하나의 이미지 속에서 전체를, 전체의 흐름 속에서 각 장면의 고유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상업화랑은 이번 전시를 통해 김대수 작가의 사진이 생성되는 과정과 그 속에 내재한 기억과 선택의 구조를 조명하며, 관객이 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하늘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무한한 해석이 가능한 대상을 통해, 우리는 시각적 이미지가 구축되는 과정을 다시금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재구성된 하늘,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선택의 순간들이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