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SAN

이길렬 Solo Exhibition


< Full of Empty >

3. June - 15. July 2023 


이미지는 비어 있거나 가득 차 있다.

공간에서 둘은 만난다. 하나는 온갖 색으로 무장하고 과장된 움직임으로 꿈틀거린다. 허리를 숙이고

가까운 시선으로 보았다. 다른 하나는 차마 모든 것을 지워버리지 못한 채 마지막 한 줄을 품고 있

다. 먼 곳을 응시한 것이다.


화려함으로 가장한 것들은 사라지거나 사라지는 과정의 잔재들 이다. 풀은 또는 꽃은 이미 쓰러졌거

나 떨어진 것들이다. 나무는 곧은 몸을 뒤로하고 파쇄 되었거나 압축되어 버린 것들이다. 누워있고

말라간다. 저항하지 않을 운명이며 썩어버릴 운명이다. 색은 치장일 뿐 무의미하다.

가로지르는 선 또는 선들은 수평선 지평선 사막 그리고 산이었다. 그들은 화려했지만 지워지고 제거

된 잔재이다. 그것이 그것이 었다는 흔적은 남겨진 아우라 뿐이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제거되고 남

기는 것이다. 라인은 궁극적인 상태를 모호하거나 불확실하게 하기 위한 최소의 남김이다.


공간에서 둘은 만났다. 공감하면 냉정해지고 감동하면 냉철 해진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