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JI-RO
박용식 Solo Exhibition
<이렇게 대화하다>
15. May - 2. Jun 2019
이렇게 대화하다
일상에서 행해지는 소소한 폭력에 대한 이야기
사람과 사람, 인간의 관계 또한 경계의 한 종류이기에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에너지가 발생을 하며 그러한 에너지가 사랑, 우정, 연대, 미움, 증오, 폭력 등으로 나타난다. 에너지 작용 결과의 크기는 매우 거대하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보통 ‘폭력’이라고 하면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과정과 결과를 발생시키는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작품에서 말하는 폭력은 심리적, 정신적으로 가해지는 비물리적 폭력이다.
새로운 소통의 방식
이전 세대들이 직접적 소통방식과 혹은 간접적 대화 방식에서 text를 주로 사용하였다면, 지금 젊은 세대(10대 20대)에게 추가된 새로운 대화 방식은 기존의 text와 더불어 image를 덧붙인 방식이 쓰인다. 특히 sns에서 문자와 이미지를 같이 혼용하며 본인의 의사와 감정을 전달한다. 댓글과 문자 대화 중 등장하는 이미지를 일명 ‘짤’ ‘짤방’ 이라 불리며, 사용되는 이것들은 매우 가벼우면서도 함축적이고, 코믹하게 사용되어진다. 이러한 이미지의 탄생은 여러 다른 매체에서 이미 생산되어진 이미지를 해체, 변형, 재구성을 통해 개인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거나, 매스미디어(TV)의 전달과정에서 찰나의 이미지의 스크린캡쳐로 재생산되어진 것이다. 지금의 모든 짤이 꼭 부정적 의미로써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사용되어진 다수의 짤 이미지는 부정적 의미를 다수 내포하며, 본래 부정적 의미의 목적을 코믹한 형상이 가지고 있는 가벼움 속에 감추며 상대에게 전달을 하는 방식으로 사용 되었다. 즉 놀이의 형식을 가지고 등장하지만 그 놀이의 방식과 결과는 사회 속의 부정적 공격행위와 유사한 모습을 모이고 있다. 사회관계망에서 사용되어지는 짤 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둘 또는 여럿 사이의 소통이라고 보이지만 그 속에 감추어진 의미는 상당수 상대 혹은 제3자를 향한 ‘비하’, ‘무시’ 등과 같이 소소한 감정적 폭력을 내재하고 있다.
작품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동물조각은 웃기거나 귀여워 보이는 동물 ‘짤’ 생성에서 제작 대상인 동물이 동물의 의지와 관계없이 생겨날 수 있는 강제성과 폭력성을 절단된 동물의 신체 부분으로 말하고 있다. 우리가 각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짤’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감추어진 폭력성에 관하여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이러한 짤의 등장과 사용의 재미만을 추구하면서 사용되는 대화의 모습을 이미지 재구성만으로 만든 작품이다. 새로운 매체를 적극적이고 즉각적으로 사용하는 세대의 이미지 대화 방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화 속 이미지의 사용 방식과 대화 속에 의도치 않게 생겨나는 사소한 감정의 폭력이 이미지로 희화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