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JI-RO


채수정 Solo Exhibition

< 21c 21y>

3. Nov - 21. Nov 2021


 매일 아침 습관적으로 확인하던 날씨의 숫자가 어느날 문득 낯설게 다가왔다. 

익숙하다 생각했던 이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 하는가 하는 궁금증에 들어간 기상청엔 과거의 날씨들이 방대 하게 기록 되어 있다. 날씨들이 세분화 되어 각각의 요소들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현재진행 중이다. 

이런 데이터의 숫자들은 나에게 음악으로 다가와 날씨의 숫자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이용해 악보화 시키며 회화적 언어로 만들어 보는 시도를 한다. 데이터들을 단위 하나하나로 쪼개 보고 본질적으로 요소들을 본다. 이 과정에서 날씨의 데이터와 악보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서로 상이한 관계를 가진 이 두개의 관계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해 찾으려 했다. 그래서 난 숫자와 박자 그리고 음을 이용해 모든 요소의 평균값 수치들을 음표로 이어 알고리즘화 시키며 데이터를 악보로 그리고 클래식 음악의 형식으로 만들어 조형적 언어로 번역해 보는 시도를 한다. 


 데이터와 회화 그리고 알고리가 관계를 맺을 때 악보적 요소로 해석하며 음악의 형식적 언어를 차용시켜 프로그래밍 한다. 또한 데이터와 데이터의 알고리즘을 음악의 언어로, 다시 일련의 순서로 만들어 이미지화 시킨다. 데이터와 악보를 통해 나오는 시각적 이미지들은 디지털 페인팅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각각의 데이터들을 일정한 규칙으로  나누어 음으로 이어주며 클래식 악보의 형식을 적용한다. 악보의 한줄은 한달의 날씨이며 한마디는 일주일 그리고 그 안의 음표 하나는 하루 날씨의 데이터 값으로 4분의 7박자로 형성된다. 그리고 30일과 31일은 4분의 2박자와 3박자로 구성 되며 윤달은 4분의 1박자가 추가된다. 악보 한 장 은 총 일년의 날씨로 365~366개의 노트로 구성된다. 일강수량, 최심신적설, 평균기온, 일평균풍속 등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맞는 평균값들을 세분화 시켜 나누며 일정하게 세워진 규칙속 음표로 이어 요소들 마다 각기 다른 소리로 지정해 주었다. 각각의 수치의 지정한  음에 소리를 입히는 과정에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자연의 요소들을 전기적 잡음으로 부터 발생시켜 나오는 음으로 합성하였다. 그리고 몇몇 음은 클래식 악기와 사람의 목소리를 전기음과 함께 편곡해 새로운 음색으로 만든다. 총 6개의 채널들은 동시에 재생이 되어 하루의 날씨를 총괄적으로 해석해 들려준다. 

이 소리는 21세기인 2001년에서 부터 시작해 2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고 있다. 


 현대 디지털 시대에서 모든 소재들을 정보로 보고 데이터화 시키며 해석해 다른 형태로 만들어 내며 해석의 방법을 통해 이것들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아가려고 한다. 사차산업 혁명에서 이질적인 다른 학문들간의 교류와 여러 학문들을 세분화 시키며 통섭 해야 알지 못했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수 있다고 한다. 데이터와 음악 그리고 미술을 섞는 것이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작업은 설치작업이지만 모호한 영역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개념미술과 작업들은 현대미술에서 빈번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런 모호한 작업들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왜 내가 이런 데이터를 모을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 예술의 어떤 문제들로 나가려고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사실 나의 작업들은 노동 집약적이며 시간을 쌓아 밀도를 높이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내 작업은 나의 의도와 달리 어쩔수 없이 이렇게 되어 버린 것 같다. 시간을 쌓아 가는 작업들에서 안도감을 느꼈지만 나의 밀도와 집념들 속에는 내면으로 부터 나오는 불안이 깊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이 작업을 계속 해서 진행 시키고 반복해 나아가는 것은 나와 작업 그리고 사회의 관계성에 관한 문제들로 본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날씨를 통해 나타나는 나의 변화 그리고 자의식에서 시작해 사회 속 인간이 데이터와 정보로 어떤한 관계를 맺지 않을까 한다. 이 데이터들은 몇 년 동안 모으고 있으며 오늘 날까지 현재진행 중이다. 데이터와 음악적 이미지 그리고 시각적 이미지 사이에서의 함수관계에 고민이 많으며 그 관계를 찾고 또 만들어 내가는 것이 지금 나의 목적이다.




글. 채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