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JI-RO


김옥선 Solo Exhibition

<Park Portraits>

1. Sep - 3. Oct 2021



상업화랑에서 처음 선보이는 김옥선의 신작 《Park Portraits》 (2019-20) 연작과 《Riverside Portraits》(2019-20) 연작은 각각 대만과 한국의 다문화 가정의 2세들을 찍은 인물 사진 작업이다. 십대 혼혈 청소년들을 촬영한 연작은 비슷한 나이가 된 작가의 딸을 통해 자신과는 또 다른 경계인의 삶을 사는/살아갈 청년들을 주목하게 된 데서 출발했다.

이 연작에서는 인물들이 중심이 되며, 공간은 문자 그대로 배경으로 물러난다. 《Riverside Portraits》의 경우 자연은 한국이라는 기호를 전달하기보다 막연히 황량한 정서를 자아내는 요소로서 사진의 이면에 스며들어 추상적인 분위기로만 작동한다. 《Park Portraits》의 아열대 식물들은 대만에서 나고 자란 혼혈로 그 역시 중간인인 다문화 청소년들의 이국성을 지원하며 사물로서 인물 옆에 자리한다.



김옥선 사진의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과 이름을 지니고 있지만, 연작에 흡수되면서 개인으로서의 구체성을 잃고 추상적인 타자성을 지시하는 한 요소로 기능하게 된다. 유형으로 규정하기에는 느슨하고 개별적이지만, 개인이라 말하기에는 추상적인 이 모호함이 김옥선 사진의 중요한 차별성이다. 이미 취향과 성격이 형성된 성인과 달리 아직 정체성이 완전히 성립되지 않아 자신이 누군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청소년 특유의 불안정함은 신작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충혈된 눈이나 여드름 자국, 서툰 화장을 샅샅이 바라보면서도 이 아이들에 대해 짐작할 수 없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그들의 얼굴이다. 얼굴들은 모두 다르지만 동시에 같기도 하다. 이 얼굴은 무엇을 바라보는가? 우리는 그것에대해무엇을말할수있나? —문혜진,「얼굴로,그얼굴,얼굴」중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