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Solo exhibition

<보이지 않는 Invisible>

13. Aug - 4. Sep. 2022



 



나는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꿈을 꾸곤 한다. 눈 을 감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눈을 떴을 때 그곳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운 적이 많다. 나중에 생각하면 다소 황당하고 맹랑해 보이는 사건과 이야기도 꿈을 꾸는 당시에는 현실의 연장선처럼 느껴지곤 했다.


꿈은 언제나 현실 속 주변의 공간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불안한 감정과 억눌린 무의식이 더해지며 꿈은 불안정하고 왜곡된 시공간으로 재현된다. 꿈이 어떤 의미와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나름의 상징과 의미를 부여했다. 나는 항상 꿈속 내용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과학과 의학의 발전이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음에도 아직도 인간의 꿈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여러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본인을 닮 은 가상의 인물 S를 만들었다. 그는 내가 겪은 삶의 여정에서 다소 상반된 선택을 거치며 현재의 나와는 다소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지 금보다 조금 더 기술이 진보한 사회를 살아가는 S는 고독하고 외로운 인물로, 현실의 불만과 불안을 잠재우고 도피하기 위해 VR 장치를 항상 착용하며 가상의 공간에 빠져들었다. 그곳에서의 보상과 관계에 몰입하며 심각한 중독 상태를 겪고 있다.
현실을 내팽개치고 가상에만 몰두하던 S는 어느 날 VR 장치의 오류로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채 가상 공간에서 깊은 잠에 빠져든다

물리적 방법으로 그를 현실로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그는 끝없는 렘수면 상태를 지속하며 강 한 자극의 꿈을 꾸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꿈에 갇힌 S의 머릿속을 탐색하고 그를 현실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는 타인의 꿈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꿈속 뇌파를 해석하고 이를 디지털 데이 터로 변환하여 voxel 기반의 삼차원 데이터로 재구성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인간의 감각과 마음은 깊고 불안정하므로 모든 꿈의 내용과 구 조를 시각화하는 것은 어렵지만, 최대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꿈꾸는 이의 뇌파 속 심연을 더듬어가며 유의미한 꿈의 조각을 건져내고 디 지철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인간이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태양계 너 머로 망원경을 쏘아 올렸듯이, 인간내부의 보이지 않는 무의식과 마음의 근본을 찾기 위해 꿈을 찾고 시각화하는 몇 가지 장치를 고안했다. 이 수신장치가 내보이는 이미지는 S가 꾸는 꿈의 극히 일부로 그가 현실을 어떤 관점과 태 도로 바라보는지, 그리고 그의 불안정한 감각과 태도가 현실을 어떻게 재해석하는지를 그려낸다.
이후에는 꿈에 개입하며 그의 뇌파를 안정 시 키면서 자연스럽게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할 것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다양한 스크린 속 S의 꿈을 바라보고 그를 구원할 나름의 단 서를 찾아보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