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  Yoon Ah Kim

꽃이지니몰라보겠다 Flowers from bad place

11 June - 4 July  2021

떨어지는 너의

비명과 신음 사이에서.


반듯하게 붙어 있는 무엇이면 좋겠다.

쇼윈도우에 잘 진열된 빛이 나는 상품이면 좋겠다.

감정이 메말라서 그대로 꽂혀 있는 막대기이면 좋겠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무엇을 욕망했지만 사실은 가 닿은 적도 없는 조각들을 수집한다. 그녀는 그것들을 문대고 문대, 빨고 빤다. 그것이 태초에 무엇을 욕망했었다는 사실조차 잊을 만큼. 그녀는 기어코 그렇게 너의 색을 아무도 몰라보는 무채색으로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그 조각들은 그 와중에도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가 남았는지, 그녀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그렇게 제각각 사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욕망을 꿈틀거린다. 처량했던 것일까? 그녀는 그것을 아주 소중하게 담아, 곱디고운 접시에 담는다.


김윤아 작가는 패브릭 천을 소재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은 커다란 천 덩어리를 이용해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는 가하면, 부드럽고 축 처진 질감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헌 옷의 소매 부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여 오브제를 만들어낸다. 누군가에게 손짓하였던 가장 끝, 가장자리. 욕망했던 것을 가졌을 수도 혹은 놓쳤을 수도 있던 욕망의 가장자리. 그 애썼던 흔적만이 남아있는 소매 조각들은 이제 누군가에게는 잊혀지고 누군가에게는 폐기되어, 작가에게 흘러들어 왔다. 


작가는 흘러들어 온 소매에서 아직은 사라지길 거부하는 욕망의 자국들을 집요하게 찾아낸다. 그것들은 발악하거나 낑낑대거나 사실은 비명 지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지 못한 그 감정의 덩어리들은 치덕치덕 응어리가 쌓여 성을 이룬다. 작가의 의도했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그것들은 스스로 소리 지르며 ‘자기가 거기 있다’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언어로 환원되지 못한 어떤 것들. 정리되거나 세상의 잣대에서 빗겨난 어떤 것들. 그렇지만 분명히 거기 존재하고 있는 것들. 


작가는 그 모습을 단단한 것으로 만들어 내는데, 사실은 ‘단단하다’ 보다는 ‘단단해 보이는 것’이다. 부드러웠던 소매들을 완벽하게 굳혀 내는 것이 아니라, 하얗고 매끈하게 얄팍한 껍질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가끔 멋진 가면을 쓰는 것처럼. 그렇게 실패를 간직한 어떤 것들에게 김윤아 작가만의 방법으로 세상과의 화해를 권한다. 


김윤아 작가의 감정의 조각들이 이번에는 상업화랑(서울)과 협업공간_한치각(경기도 평택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서울의 조각은 <꽃이 지니 몰라 보겠다>, 평택의 조각은 <못 된>이다. 어쩜 아픈 단어들만을 골라 제목으로 정했다. 몰라보거나 못 되거나 나쁘거나. 이것들은 서로 이어지기도 하며, 사실은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을지로(상업화랑)와 미군부대 앞(한치각)이 함의 하는 것이 다르듯이. 꼭 서울과 평택의 간극을 사유해보길 제안한다. 김윤아 작가의 이번 작품이 세상과의 단절을 원하는 것일지 혹은 새로운 이음의 시작이 될지는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생강(협업공간 한치각 디렉터)

Between your

falling scream and moan


I wish it’s something that stuck smoothly

I wish it’s a shiny product displayed well on the show window

I wish it’s a stick that’s dried up and stuck in it.


There’s a woman. She collects pieces that she has always desired but has never really touched. She rubs them and sucks them. Enough to forget what she had desired in the first place. She finally turns your colour into a neutral colour that no one recognises. But the pieces don’t obey her as if they still mean anything to themselves. Each of the facts wriggles its own desire. Was it pathetic? She puts it on a beautiful plate with loving care.


Yoon Ah Kim has been doing various works based on fabric. She has used large chunks of cloth to create a whirlwind and has been working on installations using soft, droopy textures. In this exhibition, however, the artist uses the sleeves of old clothes to create objects; the edge, that used to beckon to someone; the edge of desire that may have had or missed what was desired. The sleeve pieces, with only the traces of pains left, have now been forgotten or discarded by others, and have flowed into the artist.


Kim persistently finds the traces of desire from the flowing sleeves that still refuse to fade away. They may be evasive, whining or screaming. The lumps of emotion that could not be expressed are piled up to form a castle. Whether the artist intended it or not, they are shouting themselves and actively expressing that they are there. The ones that have not been turned into a specific language. The ones that are sorted out or deviated from the standards of the world. But obviously, the ones that exist there. Kim makes them to a solid figure, which is in fact “looking solid” rather than “is solid”. Instead of perfecting the soft sleeves, she created a white, smooth, thin shell, just like we sometimes wear nice masks. Kim recommends reconciliation with the world to those who hold such failures in her own way.


Pieces of Kim’s emotions will occur simultaneously this time in the Sahng-up Gallery(Seoul) and the Collaboration Space Hanchigak (Pyeongtaek, Gyeonggi Province). The pieces of Seoul is “faded flowers, failed to be recognised” and the pieces of Pyeongtaek is “bad, or not in bloom”. Only painful words are chosen for the title. These words are interconnected yet completely different. Just as Euljiro (Sahng-up Gallery) and the U.S military unit (Hanchigak) means different things. I suggest you consider the gap between Seoul and Pyeongtaek. Whether Kim’s work means a breakup from the world or the beginning of a new joint is left to the audience.


Saeng Gang Lee (Director/ Collaboration Space Hanchig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