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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온 편지:
3월 기획전 작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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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온 편지: 3월 기획전 작가들의 이야기

이 인터뷰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지만, 국내에서 열린 상업화랑 3월 기획전 《지금은 과거가 될 수 있을까》에 참여하신 작가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대면 인터뷰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에 계신 박진영 작가님, 미국과 유럽, 제주에 각각 거주하시는 인테러뱅(interrobang) 팀이 먼 곳에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한국에 직접 올 수 없는 상황 가운데, 작품 선정과 설치 과정에서 대면하지 못하고 메일과 줌 미팅 등 비대면 연락을 통해서만 전시과정에 참여하셨던 만큼, 충분히 못 다한 이야기를 웹진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합니다. 


전시 《지금은 과거가 될 수 있을까》포스터. 이미지를 클릭하면 전시정보로 이동합니다.


1. 박진영 작가의 이야기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작업을 하며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사진가 박진영입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다 현재는 도쿄에 거주 중이며 7-8년간 3.11 대지진과 관련한 사진 작업(전시 《사진의 길》, 아뜰리에 에르메스, 2012, 《우리가 알던 도시》, 국립현대미술관, 2015)을 했고, 현재는 치매 환자인 어머니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Q. 현재 전시 작품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시리즈 <Moving nuclear>(2013)는 해경의 의뢰를 받아 두 달 동안의 해외훈련에 참가하며 이를 기록한 작업입니다. 2013년 4월 제주를 출발해 독도, 울릉도, 스가루 해협, 북태평양, 후쿠시마, 대만, 필리핀, 베트남, 싱가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적도를 지나 다시 제주로 돌아온 항해를 기록한 것으로, 실제 해경의 3012함을 타고 방사능 오염수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룬 프로젝트입니다. 둥근 원 안의 수평선을 기준으로 바다 위는 원자력 에너지로 만든 물류가 인간들에게 전해지며, 바다 밑은 원자력 오염수가 바다를 통해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순환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둥근 원은 실제 제가 생활했던 방의 창문입니다.


다른 작품인 <음료수병>(2011)은 3.11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폐허가 된 학교의 매점에서 곳곳에 남은 오브제들을 찍은 작품입니다.

박진영, <Moving Nuclear - Japan#02>(left), 

<Moving Nuclear - Vietnam#02>(right), 37x52cm(each), C-print, 2013

박진영, <나토리시-음료수병(14.7m)>, 150x120cm, Light Jet Print, 2011

Q. 현재 지내고 계신 국가와 지역은 어디이며 그곳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팬데믹과 관련한 상황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시는지와 더불어, 그곳에서의 개인적인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2008년부터 일본의 도쿄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두 달간 일본 정부의 코로나 긴급 상황 선언으로 외출이 제한되었고, (인터뷰 날짜 2021.3.18 기준) 다음 주에 해제될 예정입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높은 도덕의식으로 인해 비교적 질서 있고 매너 있게 행동해서 서구에 비해 확진자나 사망자가 적은 편입니다. 거리에 산책을 나가면 거의 95%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고 있으며, 서로간의 거리를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밖에 거의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 저는 그동안 마시고 싶었던 각종 와인을 나라별, 품종별로 집에서 마시며 공부 중입니다.

 

Q.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시에 참여하는 과정이 어떻게 체감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작년부터 예정되어 있던 몇몇 전시가 취소 및 연기되었습니다. 저만의 상황이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거주 작가가 비슷한 처지일 텐데, 작가가 실제로 출입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한국에서의 전시의 준비, 구성, 설치, 피드백이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제가 기획을 담당하던 한국 사진가의 일본 전시도 취소되었습니다. 앞으로 시대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전시의 형태도 어느 정도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한국의 전시 관객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스운 이야기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제게 ‘인간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주위의 가족,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여태까지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의 위기를 그런 기회로 삼으시길 바라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상황으로는 아주 불투명하지만, 치매 환자로 여생을 보내시는 어머니에 대한 작업과 길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2-3년 후에 한국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2. 인테러뱅(Interrobang) 팀의 이야기

'인테러뱅'은 작가 양화선, 독립기획자 문소영, 그래픽디자이너 김영삼, 제주 씨위드(SEAWEED)의 대표 이승미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으로, 네 사람은 각자 다른 국가와 지역에 거주하며 프로젝트 기획을 함께 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는 팀원 중 문소영 기획자와 김영삼 디자이너가 참여해주셨습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작업을 하며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문소영(이하 문): 독립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문소영이라고 합니다. 보고 느끼고 사유한 것을 몸을 통해 출력한다는 점에서 말, 글, 그림, 조각, 춤 등은 모두 같은 태생이라고 여기며, 작업 속에 말투처럼 남겨진 작가의 필적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영국 첼시예술대학교(UAL)에서 순수미술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뒤 잠시 작가로 활동했고, 한국에서 전시 코디네이터와 대안공간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등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뉴욕에 머물며 개인적인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테러뱅에 기획자 및 편집자로서 참여했습니다.


김영삼(이하 김): 베를린에서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을 하는데, 되도록 프로젝트의 내용과 기획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나름의 논리 또는 비주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Q. 현재 전시 작품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문) 현재 인테러뱅 (www.interro-bang.org)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한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2020년 팬데믹이 창작자들의 작업 환경과 미술계의 지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짚어보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로, 제주를 기반으로 하는 공간 씨위드(iseaweed.org)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테러뱅(Interrobang)은 물음표(?, interro-)와 느낌표(!, bang)가 합성된 감탄 부호로, 1962년 마틴 스펙터(Martin K. Speckter)에 의해 고안되었습니다. ‘?!’혹은‘!?’와 같이 의문과 감탄을 동시에 나타내는 구두점으로서, 문장 속에 내포된 필자의 의문을 강조하여 독자로 하여금 질문의 의도와 본질을 추적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시적인 대안 제시보다는 질문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현실적인 해법을 찾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의지를 보여주는 기호입니다. 씨위드의 이승미 대표님, 양화선 작가님, 김영삼 디자이너님 그리고 제가 기획에 참여했고 웹사이트, 포스터, 리플렛과 프로젝트 아이덴티티를 김영삼 디자이너님이 제작해주셨습니다.

www.interro-bang.org  웹 사이트 메인 (이미지를 클릭하면 인테러뱅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 창작자의 작업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2020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40명의 창작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질문은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으로부터 시작해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약간의 재미를 위해 유용한 사이트 등의 질문도 곁들였고요. 질문의 내용을 10가지로 한정했는데요, 질문을 고정시켜서 답변의 스펙트럼이 더 잘 보이게 하고 싶었습니다.


참여자들과 함께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10번 질문(이 시기를 색깔, 형태 혹은 어떤 단어에 빗댄다면?)을 통해 색깔과 단어, 글 등을 수집했습니다. 답변을 모아놓고 보면 하나의 시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현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팔레트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수집된 이미지를 상업화랑에서의 전시를 위해 김영삼 디자이너님이 포스터로 멋지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번외로 조금 더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참여해 주신 작가분들께 일상, 작업실, 작품 등이 담긴 5초~1분 분량의 동영상을 요청드렸고, 수집한 자료를 조은비, 허정 작가님이 리드믹하게 편집해 주셨습니다. 반년 간의 자료를 정리해 리플릿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미팅룸 편집자이신 황정인 큐레이터님의 자문을 얻기도 했습니다.


인테러뱅은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작가님들과 독자 분들이 주인공이고, 여러 자문과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Interrobang, <이 시기를 색깔에 빗댄다면?>, A0 Poster(Digital Print), 2021

Interrobang, <interro-bang.org>, leaflet, 2021

*그래픽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작가의 인터뷰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김) 인테러뱅 프로젝트는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질문을 시작합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생겨난 환경의 변화를 작업 방식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이들부터, 그것과는 거리를 두고 꾸준히 자신만의 방식을 연구하는 사람들까지 참고가 될 수 있는 경험담들이 모이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는 총 10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도가 명백한 질문보다는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고, 질문의 유일한 전제는 ”그럼에도 작업(창작)을 계속한다.” 였습니다. 현실적인 답변과 정보에서부터 도피성 답안까지, 인터뷰를 읽을 때 사적인 이야기를 듣듯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정보의 업데이트가 될 수 있는 플랫폼 기능을 갖도록 욕심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메뉴 페이지에는 인터뷰 참여자들이 추천한 사이트들을 카테고리로 분류해 정렬했습니다.


인테러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생긴 수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해법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창작자들의 목소리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도하고 현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Q. 현재 지내고 계신 국가와 지역은 어디이며 그곳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문) 현재 미국 뉴욕 맨해튼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주 안전한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미국 지역을 생각해 보면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맨해튼은 최악의 상황을 겪은 지역이어서 더 조심하는 것 같아요. 작년 가을부터 락다운(Lockdown)이 완화되면서 미술관, 갤러리 등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요. 즉흥적으로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해졌지만, 인원수를 제한하니 생각보다 쾌적한 관람 환경이 조성되더라고요. 모마에 있는 그림들을 먼발치에서 오래 감상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는데, 이걸 좋아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레지던시 등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궁금했었는데, 최근에 종종 결과보고전 소식이 보이는 것을 보면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나 봐요. 활동 반경에 제약은 있지만, 다들 자기 자리를 잘 지켜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어서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집에서도 꽤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뉴욕 전시 공간을 탐방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공간 탐방 중 전시장 보다 복도가 더 넓은 것이 특이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문소영)

사실 지금은 팬데믹보다는 급증하는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함이 더 큰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 유학을 나와 오랜 시간 해외에 체류하며 다양한 방식의 오리엔탈리즘과 인종차별을 경험했지만, 어쨌든 스스로 외부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털어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와서 좀 더 가까운 곳에서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목격하고,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을 겪는 교민들을 보니 방관하는 것도 혐오에 가담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이 집인 사람들을 위해 작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인권과 정체성에 대해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되었고, 구조적 차별과 그 역사에 대해서도 배워가는 중입니다.


김) 독일 베를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는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합니다.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되면서 진행되고 있었던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계획 되었던 행사들은 기약 없이 미뤄졌습니다. 문화계의 일 뿐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기업의 일 또한 마찬가지여서 평소대로라면 전화 업무와 미팅으로 정신없던 일상이 단조로워졌습니다. 주변의 프리랜서 디자이너들과 통화를 해도 이게 다들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는 건 매한가지였고요. 판데믹 초기에는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연락도 오지 않는 사무실에 열심히 출근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Q.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시에 참여하는 과정이 어떻게 체감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문) 현장에 가지 못하다보니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작업과 설치에 관한 자료를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했습니다. 직접 만나 얘기하면 금방 정할 수 있는 것을 자료와 모니터 화면을 통해 우회적으로 논의하려다 보니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놓아야 했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져 직접 몸을 이동할 때 보다 오히려 체력 소모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새로운 방식에 익숙하지 않았던 초반에 느꼈던 어려움이었고, 기획자 분들의 도움으로 특수한 상황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해외 전시에 참여하게 되면 이메일과 화상통화 등으로 논의를 하다가도 설치 기간에 맞춰 출국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설치 부분에 있어 상업화랑 기획팀에 의지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최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전달하려 노력했지만, 현장에 직접 찾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에 참여하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상업화랑 기획팀에서 설치 과정에 대한 업데이트와 피드백을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해주셔서 해외에 발이 묶여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면하지 못하는 상황일수록 신뢰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소통 과정이 체계적이고 원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김) 아무래도 전시장을 찾아가 볼 수 없는 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함께 준비한 팀원들, 함께 전시에 참여하신 작가 분들, 학예팀과 시원한 맥주라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팀원들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지내고 있어서 ”잘 끝났구나!” 하는 식의 마무리가 없는 게 아쉬웠네요.



Q. 한국의 전시 관객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문) 한국은 SNS를 통한 관객 사이의 소통이 꽤 활발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현장에 있을 땐 전시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적어 답답하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타지에 나와 인터넷으로 한국 소식을 접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열린 공간에 양질의 리뷰를 올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다들 말보단 글이 편하시고, 글보단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더 편하신가 봐요. 한때는 SNS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 너무 전시의 피상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됐었는데, 지금은 먼 거리에서 한국 미술계 추세가 어떤지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전시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읽히느냐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전시 리뷰랑 사진이 더 많이 업로드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경험 했던 감정들과 낯선 상황들이 창작자들뿐만 아니라 관객 분들에게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해나가는 대다수의 창작자들처럼 인터뷰를 읽으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문) 여름에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순산과 아이 낳고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여름에 있을 워크샵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Bad Design"이라는 타이틀 아래, 무엇이 나쁜 디자인인지를 찾아보는 여정이 될 듯 하네요.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매번 참여하거나 진행하게 되는 프로젝트의 성격은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분야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은 것 같아요. 그 안에서 나름의 성취와 즐거움을 찾으면서 작업을 해 나가려 합니다.



인터뷰 진행  김명진 (상업화랑 전시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