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GARY CHUNG

언제 우리 다시 한번  Someday Once Again

23 Oct - 15 Nov. 2020

Mullae

개리 정의 비행기 사진들을 처음 보는 순간, 우리는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지난 여행에 대한 기억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작가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비행기들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나오는 마들렌 쿠키를 연상시킨다. 소설 속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쿠키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자신의 유년 시절의 기억을 다시 추억하고 체험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비행기라는 피사체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과거의 행복했던 여행의 순간들과 생생한 감정의 편린들을 잠시나마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현재의 감정이 잊고 있던 과거의 경험을 환기시키며 그 순간을 포착해 내는 것, 이것이 바로 개리 정의 비행기 사진이 지니고 있는 힘이다.


사진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시각 예술 전반에서 그렇듯, 작품이 지닌 힘은 피사체나 대상에 대한 작가의 태도에 달려 있다. 개리 정의 사진이 지닌 힘의 무게는 피사체를 담아내기 위한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탐문과 그 공간을 담기 위한 몸부림, 그리고 그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피사체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내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개리 정은 전 세계 다양한 공간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비행기를 찍기 위해, 원하는 항로를 미리 정해두고 GPS를 기반으로 비행기의 항로를 추적한다. 이후 자전거, 도보, 모터사이클로 3km, 5km, 7km 반경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며 비행기와 공간이 어떤 각도로 마주하게 될지 사전에 항로의 각도를 미리 계산한다. 이렇듯 철저한 계획과 전략의 과정을 거쳐 포착한 단 한 번의 셔터 즉, 계산된 작가의 눈에 의해 비행기는 기록된다. 이는 결코 우연히 지나가는 비행기를 단순히 기록하고 촬영하기 위해 눌린 셔터들의 산물과 같을 수 없다.


특히 달 속에 들어가는 비행기 사진을 찍을 때, 작가는 달과 자신과의 거리를 무한대로 상정해 두고, 흰색 판에 각도기를 부착하여 자신을 향하고 있는 달의 각도를 측정한다. 이후 그 각도와 비행기가 위치한 높이와 속도를 계산하여 달과 비행기가 마주하게 되는 적정 지점으로 이동하여 촬영한다. 아득하게 트인 시공간 속에서 달과 마주한 비행기 사진 앞에서 우리는 에그문드 버크(Edmund Burke)가 말한 어떤 숭고한 감정 즉, ‘아름다움과 두려움’, ‘즐거움과 공포’가 섞인 이중적인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된다. 비행기라는 사물은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이동수단이지만 시공을 가늠할 수 없는 무한한 우주의 영속성을 생각하면 우리의 나약함과 함께 어떤 경외감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숭고의 감정을 담아내는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하여 매 순간 이동하는 달의 위치와 비행기의 고도를 빠르게 계산하여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 즉, 자신이 원하는 미적인 순간의 단 한 컷을 얻기 위해 비행기의 항로, 달이 뜨는 방향, 속도, 각도 등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이동하여 최적화된 촬영의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단순히 우연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과학기술을 이용한 계산과 오차 범위 안에서 나타나는 우연한 순간들에 대한 기다림으로 포착하는 극적인 화면의 기록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연출한 사진 이미지들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비행기 사진을 업로드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려고 하는 행위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이다.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으로써 남기는 것, 이는 사진에서 더 나아가 예술에 대한 개리 정의 철학이기도 하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게 이겨내고 있는 가운데,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며 그간 촬영해온 수많은 사진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많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 환기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잊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과 추억들을 다시금 떠올리며, 동시에 언제 다시 한번 날아오를 그 날을 기약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박지현

The traveling moments of the past are recalled when we encounter Gary Chung’s airplanes photography works. The various planes featured in the artist's works remind of Madeleine cookies from Marcel Proust's In Search of Lost Time. Just as the main character in the novel takes a bite of Madeleine cookies soaked in black tea and recalls the memories of childhood, we encounter with the past moments of happy traveling experiences and emotions we had in the planes. Arousing and seizing the forgotten experiences of the past; this is the power of photography of Gary Chung.


As other visual art in general, the power of photography depends on the artist's attitude towards the subject. The strength of Gary chung’s photos comes from the efforts in the process of investigating of the space and struggling to capture the decisive moment of the harmony between that space and the object. In order to shoot a harmonized plane in various spaces around the world, Gary Chung sets the route in advance and tracks the plane's route based on GPS. Afterwards, he constantly moves by 3-kilometer, 5-kilometer and 7-kilometer radius by bicycles, walking and motor cycles, and calculates the angle of the route in advance of how the plane and space will face each other. The plane is recorded by a single shutter, the artist’s calculated perspective, captured through this process of thorough planning and strategy. This is not equivalent to the product of shutters pressed by accident for a simply record and shoot a plane passing.


In particular to take pictures of airplanes passing by the moon in the sky, the artist postulates an infinite distance between the moon and himself, and measures the angle of the moon facing him by attaching an protractor to a white plate. After that, the artist calculates the angle, height and speed of the plane and moves to the spot where they meet, finally takes pictures. In front of a picture of an airplane facing the moon in a dimly open space and time, we feel a contrast unfamiliar feeling mixed with the feeling of ‘sublime’ that Edmund Burke said; ‘Beauty and fear’, ‘joy and fear’. planes are the fastest man-made means of transportation, but when we think of the infinite permanence of the universe that cannot be measured by time and space, we feel the weakness of our existence and even confront the feeling of ‘awe’. In order to record these moments of sublime, the artist continues to create an opportunity by quickly calculating the location of the moon and the altitude of the plane moving at every moment. In other words, the route, direction, speed, angle, etc. of the airplane are carefully calculated and according to that calculation the artist takes an action to achieve a single shot of the desired aesthetic moment. Thereby, optimized shooting environment is created. The artist is not simply shooting a phenomenon that happens by a chance, but is shooting a record of the dramatic screen captured after waiting for accidental moments which are happening in the bounds of calculation done by high-level science and technology.


The ultimate value Gary Chung seeks through these processes is that the way of communicating with people in contemporary era. In this context he continues to upload pictures of airplanes on social media in order to share how he feels. To leave traces of the memories in contemporary time as a record is also the main idea about ‘Art’ of Gary Chung. Whilst everyone is struggling with the Coronavirus, countless photos taken across the world are awakening how much valuable our daily lives were. Recalling the preciousness and memories of daily lives that we had forgotten, at the same time this exhibition would suggest to image and promise the day when we would fly again in near future.


Jihyun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