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Solo exhibition

<그늘은 회색보다 더 창백하다.>

28. May - 26. Jun 2022



인물의 대상화를 실천하는 서동욱의 11번째 개인전-“그늘은 회색보다 더 창백하다”을 상업화랑 용산에서 개최한다. 창백 한 그늘이 화면에 드리워진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캔버스 너머 관객을 바라보지 않는다. 사각의 캔버스 안에 사로잡힌 인 물들은 작가의 지시대로 연출된 행동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들이 취하는 행위가 화려하거나 강렬한 인상을 제공하지 는 않지만, 비밀스럽고 어딘가 모르게 우울한 서사를 간직한 듯 은은하게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서사적 인물들이 간직하고 있는 색채를 통해 작품의 뉘앙스를 읽을 수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작가의 연출로 구성된 연극적인 장 면들로 감정의 깊이가 깊숙한 찰나를 집어내어 작가가 선택한 가장 극적인 순간을 화면에 등장 시킨다. 작가는 회화적 표현 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기교적인 접근과 실험을 중시하고 있다. 그의 작업 과정은 마치 영화처럼 피사체를 둘러싼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러나 작가는 서사 자체를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이전 두 차례 ‘분위기’ 라는 제목 으로 전시를 개최했었다. 평면에 표현된 이미지가 가지는 분위기 혹은 무드, 이미지가 품어내는 어떤 특정한 대기의 형태를 인물을 통해서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는 그의 인물들을 자동차 전조등에 비친 야생동물에 비유한다. 그의 작품을 바라 볼 때 사각 프레임 안에 사로잡힌 어딘가 불안하고 우울한 모습의 인물이 왜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되고 어딘 가 위태롭게 떠도는, 고독과 우울을 간직한 군상을 떠올리게 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밤-내부순환로-월간미술”은 관찰 대상인 주체와 객체를 구분할 수 없는 다차원적 작업이다. 작가 본 인이 모델로 등장하는 작업실의 창문 밖 배경으로는 내부순환로의 밤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화면은 작업실의 여느 작가와 같은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현될 수 없는 초현실적 구성으로 작업실의 밝은 내부와 창 밖의 선 명한 밤풍경은 눈으로 지각할 수 없는 다차원의 화면이다. 작가는 동시에 두 개의 차원을 하나의 화면에 구성하여 새로운 공간에 대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전경과 후경, 낮과 밤이 결합된 평면의 캔버스 앞에서 우리는 아무런 위화감 없이 그가 제시한화면을보게될것이다. 이번전시에서그가구현하는화면은하나의차원이아닌다차원의세계가겹쳐져층을이 루는 물리적 화면이다. 지층처럼 축적된 다차원의 이미지와 물리적으로 겹쳐진 캔버스들은 초현실적 차원의 세계를 구현하 는 새로운 실험이다. 총 12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 “그늘은 회색보다 더 창백하다”는 서동욱 작가가 만들어낸 또 다른 차원의 회화적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