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Solo exhibition

<Converted and Interpolated>

2 - 20. Mar.  2022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의 삼위일체는 표면 아래 감각의 구조를 흔든다. 거리에 대한 감각, 외부에 대한 감각, 세계에 대한 감각이 변한다. 기술의 삼위일체가 촉발한 변화는 표면보다 구조에 한한다. 소셜미디어는 본사의 사옥에, 데이터 센터의 서버에 존재하지 않는다. 화면 속 그래픽의 매끄러움은표면에, 물질로 존재하지 않는다. 손안에서, 눈앞에서 초당 60번 깜빡인다. 내가 초등학생이 되고 형이 유학을 갔다. 조마조마하게 올라가는 전화 요금을 달래며 부모님은 형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당시 기술이 허락하는 생의 감각적 전달이었다. 기술이 직조하는 변화된 환경은 놀랍게 적응되고 놀랍게 잊혀진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양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경험한 적 없는 먼 거리를 어떻게 헤아리는지, 토대는 잊혀진다.미시부터 거시까지, 변화의 감각은 경험으로체득된다. 변화가 상수가 되고, 미래는 과거와 같지 않다는 말도 상수가 되었다. 현재가 된 미래에서 과거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스스로를 전도시킬 보편적 설명을 구한다. 감각이 변한다. 시대에 대한 감각, 변화에 대한 감각, 생각에 대한 감각. 감각이 가소적이라면 어디까지 말랑하고 어디까지 단단할까.


나는 표면 아래 이질적인 영역을 사진으로 살핀다.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고배율 촬영하는 방법은 그 중 하나이다.손가락 끝에서 터치되는 익명의사람들과 스크린 속에 폭신하게 띄워진 그래픽의 조각들이 피사체가 된다. 이진법 숫자들이 화면의 RGB 픽셀로 점멸하며 매일 실감을 드러내지만 나는 아직도 기이함을 느낀다. 표면 아래를 모색하는 다른 방법은 물질화이다. 점멸하는 화면이 아닌 꾸준히 존재하는 형상의 재료는 검색어, 기술은 3d 프린트이다. 특정 검색어가 언급되는 빈도와 강도의 그래프를 조합하고 왜곡해 형상이 되면, PLA 필라멘트 지지체를 부여한다. 이를 다시 사진으로 촬영하는데, 목표는 '스크린처럼 보이기' 이다. 두-웅 띄어진, 사-악 매끈한. 선택된 검색어들은 굳은 표면 아래 유동하는 생각들과 닿아 있다. 엘리트에 대한 생각, 진실에 대한 생각, 능력에 대한 생각. 감각이 흔들리면 생각도 흔들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