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DO KYUN KIM

instagram@kdkkdk

 14 - 31 Dec. 2017

Eulji-ro

인스타그램 

 

‘세상의 모든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한다.’(Capturing and sharing the world’s moments)라는 슬로건으로 2010년 선보인 인스타그램은 ‘인스턴트 카메라(Instant camera)’와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3세대 소셜 네트워크(SNS)이다.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스타그램이 35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스타그램은 2017년 9월 기준 사용자는 8억명을 돌파 했다.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싸이월드, 블로그와 같은 ‘1세대 SNS’, 불특정 다수로 관계를 확산하는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2세대 SNS’를 넘어 시각물 중심의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은 ‘3세대 SNS’에 해당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Instagram - 인스타그램 (지형 공간정보체계 용어사전, 2016. 1. 3., 구미서관)

 

한국에서도 인스타그램은 월간 이용자 수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012년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지 5년만의 성과다. 최근 짧은 단문으로 소통하는 트위터의 사용자가 현저히 줄어들며 사진으로 구성되는 인스타그램의 확장성은 아이러니하게도 2천년전 상형문자와도 같이 그림문자로 소통하는 이미지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지의 대량 복제로 백여년을 승승장구한 필름사진이 허무하게 쇠락할 것을 예견하지 못한 코닥의 몰락도 이제는 아득한 역사처럼 기억된다. 더불어 밀레니엄을 전후로 분분했던 디지털과 아날로그에 대한 논쟁도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디지털이 보편화된 십수년만에 그 많던 동네 사진관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관공서 주변에서 여권사진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아날로그 환경을 접한 적이 드문 신세대들 사이에서 필름카메라가 인기를 얻고 있다. 대용량 메모리칩과 고화질 카메라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이 있음에도 부모님 세대에 사용된 자동카메라들을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구입하는 그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단순히 레트로를 즐기는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이 줄 수 없는 아날로그만의 감성일 것이다. 그들에게 필름은 한 통으로 찍을 수 있는 24장의 한 컷 한 컷이 신중함을 요구하는 ‘희소성’으로 받아들인다. 디지털 정보시대의 아우라에 대한 상실이 아날로그로 다시 복권되는 새로운 차원의 복제를 통해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도균의 이번 전시는 디지털환경에서 과잉 소비되는 정보의 가치에 대한 담론을 제기하고 있다. 2011년 3월26일부터 2017년 12월14일까지 2456일의 시간동안 1555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김도균의 인스타그램은 온라인을 통해 그동안 공유되었던 일상의 기록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환원되는 사진들은 전시 중 판매와 동시에 소멸되는 개념으로 진행된다. 온라인에서 데이터로 공유하였던 이미지들은 사진의 판형으로 복제되어 전시장에 설치된다. 전시 중 무명의 개인에게 소장되는 작품들은 작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삭제되어 온라인에서 영원히 소멸되며 공유하는 담론의 장에서 소유하는 사유의 세계로 봉인된다. 이것은 정보라는 홍수가 모인 담론의 호수에서 한모금 마시는 순간 호수의 남은 물이 모두 증발해 버리는 상황으로 무심코 잊고 있었던 정보의 가치를 전도하는 김도균의 진솔한 발언이다.

 

현재 SNS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정보가 생산되는 ‘대화’(사진찍기)와 생산된 정보를 저장하는 ‘담론’(인스타그램)으로 정의한다. 전통적으로 사진은 정보화 과정에서 재생산을 통해 대량 복제되어 전파 되었다. 오늘날 데이터로 확장된 정보들로 인해 종이인화지로 재생산된 복제물은 강력한 오리지널리티를 부여받고 있다. 2011년 3월 26일부터 시작된 김도균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우선 정통 사진기법으로 작업하는 전문사진가의 사진술에 주목할 점이 있다. 정사각형 판형에 정착된 일상의 이미지들은 대다수 전문 사진작가들이 촬영에 앞서 구도를 살펴보던 폴라로이드 사진의 판형과 같은 정사각형 프레임을 갖고 있다. 전문 사진가들은 폴라로이드 촬영에서 보정이나 필터링 같은 인위적인 가공을 하지 않는다. 마치 회화의 드로잉처럼 내용과 형식을 담아내는 순수한 작업의 시작과 같은 것이다. 이번 전시의 목적은 공유된 정보의 가치를 환기하고, 김도균의 디지털사진술에 대한 태도를 기록하기 위하여 작품의 수익금 전액을 한정판 출판물로 제작할 예정이다.  



김도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