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지 HYEON JI SHIN

채집망 프로젝트 Chezipmang Project

 23 Mar - 8 Apr. 2018

Eulji-ro

채집자: 김소현 김현웅 박산나래 이재철 원은영 홍준원


누구나 속마음이 있고,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흩어지는 마음들은 도시에 켜켜이 모여 있다.


 <채집망 프로젝트>는 일상 속에서 쉽게 사라져버리는 심상, 각자의 삶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들, 공상들을 개인적인 공간에 기록하는 대신, ‘채집망’ 이라는 공유의 공간을 만들어 증폭시키고자 만들어졌다. 이 프로젝트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심상을 채집하는 방법은 ‘시’이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참여자들은, 낮 동안의 자신의 분야에서의 생업을 위한 시간이 아닌 ‘밤의 시간’을, 즉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구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서 ‘시’는 구체적인 사건의 설명 없이도 작은 세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쓰여지며, 이성적인 사고 체계가 아닌 일차적 과정으로서의 체험을 부각시키는 도구로 쓰여진다. 각자의 마음 속에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이야기/이미지들은 서로 단절되어 있는, 개연성 없는 단락들이다. 이것들은 일상의 삶에서 조금 비켜나간 장면들, 사회가 주요 플롯을 구성할 때 누락된 개인의 삶의 풍경, 공상, 미시적인 사건들을 담고 있다.


 채집망 사이트(www.chezipmang.com)를 통해 채집된 시들을 조합한다. 시들이 낱장으로 존재할 때는 읽히거나 보이지 않던 방식으로 일련의 플롯을 구성한다. 이로써 서로의 삶의 순간들이 이상하게 엉겨붙어진, 비디오와 극이 만들어진다. 사이트를 통한 채집 외에도, 서울의 한 평범한 주택가와 도로에서, 도시 곳곳을 유랑하면서, ‘채집 모임’을 갖는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일상 속 이야기를 직접 채집하는 채집자이자, 때로는 플롯 안의 발화를 하는 주체/텍스트의 연주자로서 활동한다. 이질적인 단락들이 각각의 사회적 풍경들을 반영하며, 바깥을 향해 엮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