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화  MIN  HWA SUNG

 an・cil・la

 20 Nov - 8 Dec. 2019

Eulji-ro

작가는 눈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 (그린다는 것은 적절한 표현은 아닐지라도 우선 그렇게 말하고는) 눈이 닿는 곳에, 멈춘 곳에 있는 것들을 그린다. 아마도 이것이 작가의 드로잉적인 작업에서 공통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한 가지 요소일 것이다. 보이는 그대로 그려진 대상들은 정교하게 재현적이고 사실적이지만, 간결한 드로잉 선은 대상들에게서 기표의 힘을 약화시키고, 대상은 부분적으로만 그려져 어떤 것도 조망된 전체를 이루지 않는다.


우리는 작가가 세밀하게 그려내는 대상의 세부적인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술사학자인 다니엘 아라스Daniel Arrasse는 디테일이 전체의 부분인 동시에 디테일을 만들어 내는 사람의 행동의 흔적 내지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디테일은 사물을 ‘ 나누는’ 주체를 전제한다”고 오마르 칼라브레제Omar Calebrese를 인용한다. ‘나누는 주체’란 아마도 사물에 대한 자기 충족적이고 동일적인 이상을 분열시키는, 재현 주체이자 지각 주체인, 디테일을 생산하는 주체의 행동을 강조하고, 바로크주의가 발현시켰던 주관주의적 시각체계의 관계를 환기시키는 것일 수 있다.


성민화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섬세함과 정교함은 매우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인 과정의 결과이다. 이것이 그의 그림을 단순히 그렸다고 말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것이 마치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기술의 결과물도 아니라는 점을 우선 강조해야 할 것이다. 그의 작업은 대개의 경우 작가의 순수한 신체적 노동(노동이라는 말의 사용이 정당한가는 유보하고)의 결과처럼 보인다. 많은 질문들은 그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했는가에 맞춰지거나, 기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외양을 위해 왜 기술을 사용하는지에 의문을 갖는다. 그러나 그의 정교한 선이 작가가 사용하는 다양한 매체support 로 옮겨지기 위해서 기술의 사용은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기계적인 반복은 작업을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작가는 편집증적으로 섬세한 과정들을 반복한다.


드로잉을 하고,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그것을 복제하고 화면에 구성하고, 매체에 적절하게 신체적이거나 기술적인 방법을 통해 가시화한다. 이 과정에서 손으로 그린 드로잉을 그대로 전사하는 기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할지라도 “기계는 결코 신체적 역량의 단순복제품이 아니다.”


기술의 사용은 성민화의 작업이 인간적인 흔적을 간직한 채 인간적인 흔적을 넘어서는 방법이다. 레이저 컷은 작가의 손보다 더 섬세하게 작가의 드로잉을 반복하고 생산한다. 기계는 신체적 행위로 그려진 선의 흔적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신체적 행위를 넘어서는 섬세함, 기술로만 가능했던 섬세함을 가지고 재현한다. 기술의 반복 운동은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재생산하는 단순한 도구적 과정이 결코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는 기계적인 제스처, 모방을 넘어서는 미메시스의 움직임, 재현이자 재현을 넘어서게 하는 어떤 것이다. 성민화는 대상에서 계속해서 빠져 나가는 사물의 차원이 나타날 때 생겨나는불편함과 낯섦, 자신을 초과하는 것들의 현전이 그의 장면들 위에서 자리를 차지하게 (혹은 사건으로서 일어나게 take place) 한다. 작가는 대상의 외양을 떠나지 않고, 그것을 오히려 극도로 정밀하고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재현하면서, 단일한 정량화가 어려운 시선의 움직임과 대상의 부분만을 그리는 선택을 통해, 대상의 외양에 틈을 드러낸다. 어떤 차원이 열릴 것인가?


성민화의 ‘보이_지않_는’이라는 더듬거림은 그가 언제나 부분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사물의 차원은 일어나자마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스스로 계속해서 어떤 규정지음을 연기시키며 우리 주위를 맴도는 그래서 느닷없이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작가가 사물을 통해 비현실을 전유하고 현실을 소유하는 방식이고,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이다.


글. ‘그가 본 것, 보이(지 않)는 것’ 현지연



Artists draw following the

movement of their eyes. They draw (although drawing may not be exactly the right word) whatev- er their eyes are drawn to and stop on. This may be one of the common and consistent elements in all artists’ drawings. Even though the artist elaborates and re-presents the object as realistically as possible, the simple lines of the drawing tend to weaken the signifying force of the object—a mere part of the object can hardly present the whole figure of the thing itself.


We must think about the details of the object she depicts in such a thorough and meticulous way. Art historian Daniel Arasse emphasizes the fact that the detail is a part of the whole and it is a performative trace or a result of the produc- tion. He quotes Omar Calebrese: “the detail is premised on the subject who ‘divides’ the thing.” The ‘ dividing subject’ could be the subject of representation and/or perception, who breaks up a self-fulfilling homogenous ideal. Or, it could also refer to reflecting or revisiting the subjective visual system—explored most explicitly in the baroque style—while emphasizing the subject’s production of the details.


The intricacy in Sung’s work results from highly inhuman mechanical processes. For this very reason, we hesitate to view her work as a simple drawing of an object. Yet at the same time, it is important to remember that her works are not mechanical productions by some form of artificial intelli- gence. Her works are purely a consequence of physical labor (regardless of the appropriateness of the term ‘labor’ in this context). Many people are curious about how much time she invests in this work and why she employs this technique for the scenes that do not actually look mechanical. The mechanical repetition is, in fact, immensely useful for expressing her intricate lines upon diverse supporting media, and at a certain point the work escapes from being a simple representation.


She repeats such intricate processes almost to the point of paranoia—the series of processes include drawing, reproducing on a plain support through digital technology, And visualizing by way of physical/bodily or technological methods. Despite the machine’s infinite potential of reproduction (of the manual drawing), “the mechanical work is never a simple reproduction of the physical/bodily capabili- ties.”

with mechanical technologies, Sung’s works overcome any human traces while still harboring human traces within them. Laser cutting produces an even more intricate drawing than a manual job would. Mechanical production at once holds traces of the drawing of physical/bodily movement and represents elaborate details that are hardly imaginable with- out a mechanical technique, which consequently transcends human physical/bodily performance. The repetitive mechani- cal movement is never a simple instrumental process for homogenous production. It is a mechanical gesture that goes beyond mere re-presentation, and a mimetic movement that overcomes imitation. In short, it is a representation that trenscends re-presentation.

Minhwa Sung allows for the discomfort and unfamiliarity that occur when a constantly escaping material dimension appears in an object, and lets the things that exceed herself take a position (or to take place as an incident) within her scenes. Without diverting from the object’s outward appear- ance, she mechanically repeats and re-presents them in an extremely meticulous way. Also by selectively taking a part of the object and illustrating the movement of the view/gaze, which cannot be quantified, she discloses the gap in-be- tween (or within) the object. What new dimension will open up? Sung’s stuttering of ‘UN_SEEN’ is rooted in her own experiences of constant partial failures. This is because the dimension of a thing disappears as soon as it appears. And that is because it continues to postpone setting restrictions, and hovers around us before abruptly becoming (UN_)SEEN. In doing so, she appropriates un-reality through things and presents a question for us to ponder.


Text. ‘What She Saw, What Was (not) Seen‘

Ji-yeon Hyeon

Translate. Jung-hye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