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기 JUNGKI MOON

까마귀 우는 길

3 - 21 Apr. 2019

Eulji-ro

항상 주변에 있어 익숙한 풍경이지만 다르게 보면 낯설고 엉뚱해 보이는 풍경들, 

이러한 풍경들이 내가 눈 여겨 보는 풍경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 놓은 사물과 풍경, 풍경과 풍경 

삶이 만들어 놓은 풍경

사람의 모습과 삶의 모습은 나에게 감동, 유머, 의미로 다가온다.

 

문중기 <작가노트>



자연을 아우르는 수 십 개의 드로잉들은 미묘한 자연의 모습을 연필로 기록한 풍경으로 산, 계곡, 길의 모습으로 구성된다. 중계동 작업실의 뒷산에 작업 도구들을 들고 올라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멀리서 바라보거나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그림을 그리고, 한 화면의 끝에서 또 이어지게 그림을 연장해 나간다. 냇물과 길을 따라 산책하듯이 이어지는 드로잉은 시선이 연결되고 확장되어 하나의 관점에 머물러있지 않고 나아가도록 고무한다. 

 

한쪽에서 시작해 다른 한쪽으로, 멀고 깊은 곳에서부터 가까운 곳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더 나아가, 시간의 흐름, 계절의 변화, 그리고 오고가는 모든 활기찬 생기, 다시 살아남는 자연의 모습에서 작가의 견고한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문중기의 그림은 그의 삶과 무드를 반영한다. 분명히 주제는 자연이지만, 작가의 섬세한 관찰로 그려진 풍경과 모습, 무한대로 늘어선 나무, 들판. 언덕은 현대 한국의 풍경이자 소멸하고 있는 삶의 소중함에 대한 내러티브이다. 자연은 문화의 일부분 이기도하고, 그 속한 사람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까마귀 우는 길> 전시는 2017년부터 2019년 최근까지의 아름답고 시적인 연필과 아크릴릭 드로잉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수 백 번 오르내렸던 산과 들의 풍경에 대한 작가의 시선으로 우리를 안내한다.